금·은은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하지만, 2026년 1월 말~2월 초 금·은 선물시장이 보여준 모습은 그 반대였다. 하루 만에 금 선물이 10% 안팎 급락하고 은은 30% 이상 폭락했다. 그 배경에는 거래소의 증거금 상향과 레버리지 포지션의 강제 청산이 겹친 마진콜 쇼크가 있었다. 이 사건은 금 가격 전망의 문제라기보다 레버리지 상품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 본 글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판단의 최종 책임은 독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1) 마진콜 쇼크는 무엇이었나
마진콜 쇼크는 2026년 1월 30~31일 전후 집중 발생했다. CME(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금 선물은 하루에 약 11% 급락했고 은 선물은 30% 이상 폭락했다. 역사적 낙폭을 기록한 것. 레버리지가 극도로 커진 상태에서 CME가 증거금 요건을 강화했고 추가 증거금을 못 낸 포지션이 강제 청산되면서 하락이 연쇄적으로 커졌다.
CME 유지증거금이 금은 6%에서 8%로(약 33% 상향), 은은 11%에서 15%로(약 36% 상향) 높아졌다. 이 과정에서 레버리지 보유자들이 즉시 마진콜을 맞은 것이다. 그 결과 금은 고점 5,600달러대에서 4,600달러대로 급락(약 17%), 은은 31~38% 수준의 급락이 겹친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나쁜 뉴스가 나와서 금이 떨어졌다'가 아니라 '레버리지 구조가 취약한 상태에서 제도 변화에 불을 붙이자 강제 청산이 일어나고 가격을 밀어버렸다'는 구조다.
2) 왜 이렇게 크게 무너졌나
과열된 랠리와 레버리지 누적
사건 직전까지 금은 연간 60%대, 은은 100% 이상 급등하는 투기적 랠리를 보였다. 이런 국면에서는 '현물 수요'보다 '레버리지 포지션(선물·레버리지 ETF·대출)'이 가격을 더 강하게 흔든다. 과열된 상태에서 증거금이 올라가면 손실이 난 투자자만 청산되는 게 아니라 수익 중인 포지션도 유동성 확보를 위해 던지게 된다. 그 덕분에 하락이 커진 것
CME 증거금 인상: 가격 하락의 방아쇠
증거금 인상은 거래소가 변동성에 대비해 리스크를 낮추는 정상적인 절차일 수 있다. 하지만 레버리지가 이미 과도하게 쌓인 상태에서 이 조치는 '강제 디레버리징(레버리지 축소)'을 촉발했다. 이 지점이 폭락을 촉발한 직접 요인이다.
워시 쇼크: 달러 강세와 금리 전망 변화가 심리를 압박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연준 의장으로 케빈 워시(매파 성향 인사)를 지명했다는 뉴스 또한 금 매도를 자극했다. 이번 인사 결정이 '긴축이 강화될 수 있다'는 해석을 낳은 것이다. 이러한 해석이 달러 강세와 금의 이익실현 매도를 자극한 것이다. 안전자산으로서의 매력(특히 금리·달러 환경)이 약해질 수 있다는 불안이 강제 청산과 결합하면서 낙폭이 확대됐다.
변동성 확대의 촉매: 심리 충격과 유동성 얇은 구간
마진콜은 유동성이 얇을 때 가장 극단적으로 전개된다. '추가 증거금을 못 내면 강제 청산이 연쇄적으로 발생하는 구조' 자체가 시장을 급격히 밀어버린 것이다.
쇼크 이후 진행 현황: 급락 → 기술적 반등 → 높은 변동성의 유지
급락 직후 반등이 나타났지만 변동성은 계속 진행 중이다. 급락 직후 금은 5~6% 급반등 하며 5,000달러 선을 회복했다. CME는 변동성 확대에 대응해 제도적 리스크 관리를 강화했다.
가격 흐름을 날짜 순으로 보면, 국내 금 시세는 2월 2일 하한가(-10%에 가까운 급락) 이후 2월 3일부터 반등세가 나타났다. 국제 금값도 4,900~5,000달러대에서 변동하는 모습이다. 패닉 청산이 끝나면 되돌림이 나오지만 시장이 안정됐다고 말하기엔 아직 이르다.
방향성보다 구조가 먼저다
이번 사건은 금이 안전자산인가 아닌가를 논쟁하는 뉴스가 아니다. 레버리지 상품에서 가격 변동이 손실을 만든다. 거기에 이번 사태는 증거금 변화가 손실을 강제로 현실화한다는 점도 보여줬다. 선물·레버리지 ETF는 '가격만 맞히면 된다'가 아니라 '가격이 잠깐만 흔들려도 강제 종료될 수 있다'는 특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금 자체의 장기 수급과 선물시장의 단기 급락이 공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장기 펀더멘털(헤지 자산 역할, 중앙은행 매수 등)은 여전히 견조하다는 의견이 많다. 그래서 이번 조정을 건강한 조정으로 보는 시각도 함께 있다. 5) 투자자 대처 방안: 쇼크 이후에는 '살까 말까'보다 '어떻게'가 중요하다
레버리지 축소: 가장 먼저 할 일
가장 중요한 것은 레버리지 축소와 리스크 통제다. 금 선물이나 레버리지 ETF에 과도하게 노출돼 있다면 손절 기준을 명확히 하고 유지 여부를 재점검해야 한다. 특히 여유 자금이 없을 때의 레버리지는 마진콜을 '시간문제'로 만들 수 있다.
분할 매수: 변동성 구간에서는 진입 방식이 성과를 좌우
급락 이후 시장은 흔들림이 커진다. 이때 한 번에 들어가면 가격을 맞혀야 한다. 하지만 분할 매수(DCA)는 평균 단가를 관리해 변동성에 대응하기 쉽다. 반등 국면에서 매도 타이밍을 조절할 수 있도록 구간별 목표를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현물 성격의 보유와 헤지 목적의 재확인
장기 투자자라면 금·은의 역할을 '수익'이 아니라 '헤지(방어)'로 재정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포트폴리오의 일정 비중을 금·은으로 유지하되 시황에 따라 비중을 관리하는 접근을 권장한다. 이때 핵심은 '비중'이며 레버리지로 헤지를 하려 하면 오히려 헤지 기능이 깨질 수 있다.
손절·현금 여력: 마진콜 쇼크의 본질은 유동성 부족
이번 사건의 본질은 '유동성이 부족한 투자자가 강제 청산당하는 구조'였다. 따라서 다시 비슷한 장이 오면, 수익률보다 먼저 체크해야 할 항목은 현금 여력과 손절 기준이다. 특히 유동성이 얇은 구간에서는 가격이 연속적으로 튈 수 있어 미리 정한 원칙이 없으면 대응이 늦어진다.
무엇이 기회이고 무엇이 리스크인가
구분 기회 요인 리스크 요인
| 구분 | 기회 | 리스크 |
| 금 현물/현물형 ETF | 강제 청산이 끝난 뒤 '되돌림'이 나올 수 있음 | 변동성 확대 구간에서는 추가 급락도 가능 |
| 금 선물/레버리지 ETF | 단기 반등 구간에서 수익이 크게 날 수 있음 | 증거금 인상·급락 시 마진콜로 강제 청산 |
| 은(변동성 자산) | 산업 수요 테마가 붙으면 반등 탄력이 클 수 있음 | 금보다 레버리지·투기 비중이 높아 낙폭 확대 |
| 달러/금리 변수 | 지정학 불안 시 금 수요 재점화 | 달러 강세·매파 신호는 금에 부담 |
| CME 제도 변화 | 변동성 감소로 안정 회복 가능 | 증거금 추가 상향 가능성(2차 마진콜 위험) |
| 투자자 행동 | 레버리지 축소 후 장기 수요에 기대 | FOMO 재점화 시 재과열→재조정 |
용어 설명
● 현물형: 실제 금 가격을 추종
● 마진콜: 추가 증거금 요구
● 변동성: 짧은 기간 가격 흔들림
● 매파: 금리 인상 선호
● 유지증거금: 포지션 유지 최소 증거금
● FOMO: 놓칠까 봐 따라붙는 매수
금이 안전이라는 말보다 중요한 것
2026년 1월 말~2월 초의 금 선물 마진콜 쇼크는 금의 장기 가치를 부정한 사건이 아니다. 레버리지 구조가 어떤 방식으로 시장을 무너뜨릴 수 있는지 보여준 사례다. 과도한 레버리지, 거래소 증거금 인상, 거시 뉴스 충격이 동시에 작동할 때 강제 청산은 가격을 설명 가능한 수준보다 더 아래로 밀어버린다.
따라서 투자자가 금을 들고 싶다면 레버리지를 줄이고 진입은 분할로 하며 현금 여력을 남겨두어야 한다. 보유 목적을 방어로 설정하는 게 중요하다. 시장은 반등할 수 있지만 원칙이 없는 투자자는 반등 전에 계좌가 먼저 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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